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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엔 꽃이 피고 너머엔 꿈이 있다
Sun Art Gallery, Insadong, Seoul. 2012. Jungho Suh.
Artist note 보드리야르는 그의 책 에서, "모든 것은 불가능한 교환에서 출발한다."고 썼다. 보드리야르의 말은, 세계의 불확실성은 그 자체가 세계 어디에서도 자신의 등가물을 갖지 못한다는 것을 뜻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세계에 속한 '대상'이란 세계의 어떤 것과도 교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청와대는 상징화된 권력이다. 상징은 하나의 징후로서 출발을 한다. 그 징후는, 어떤 대상과 대상이 일련의 환경에 의해 주고받게 되는 에너지 행위로서, 상호 호혜적이다. 내포된 에너지의 발설은 외피를 형성하고 그것은 곧 형상으로 고정된다. 고정된 형상은 '한정된 타임라인(삶-죽음)'을 가지고 세계에 등장을 한다. 청와대는 그렇게 드러난 형상 가운데 하나다. 청와대의 형상은 한국의 어떤..
일절. 나는 당신으로 존재한다. 보수의 가치와 진보의 가치. 둘은 호혜적이다. 하나의 양상만으로 '그 하나'를 규정지을 수 없다. 불가능하다. 기존의 것을 유지시키고자하는 사고와 기존의 것을 해체시키고자하는 사고. 둘은 다른 하나의 존재로 인해 '그 하나'가 규정을 당한다. 즉 정박되는 것이다. 따라서 둘은 서로의 존재를 필요로 한다. 그것은 필요충분과 같은 변수로서가 아닌 필연적인 상수로서 존재한다. 어떤 것을 유지시키려는 캐노니컬한 보수의 가치와 무엇을 해체시키려는 언-캐노니컬한 진보의 가치는 이항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동인으로 작용한다. 모든 역사, 에너지 그리고 생명은 기본적으로 그와 같은 알고리듬으로 짜여져 있다. 지엽적인 사례 하나로 미국의 영화발전 가운데 일부만 살펴보자. ‘뉴아메리칸시네마’는..
꿈을 꾸면 악몽이라도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가령 나를 헤치려는 대상과 싸우다 부상을 당하거나 하면 육체가 아프기 보다는 아픈 감정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실제로 부상을 당하거나 죽게 되는 것은 아니다. 살아있는 것으로 인해 무한히 되풀이 될 뿐이다. 지옥이 있다면 그럴 것이다. 뜨거운 유황불에 몸이 타 들어갈지라도, 죽어가는 감정은 느끼게 되면서도 살아있는 것은 영원히 계속되는 것. 천국과 지옥이 환희나 반대로 고통으로 영속된다는 것은 아마도 그곳이 꿈과 같은 곳이기 때문에 그럴는지 모른다. 지옥의 경험은 악몽의 연속일 것이다.
인간은 본래적으로 무엇을 표현할 수 있었다. 도상의 욕망은 빈 동굴의 벽면을 캔버스로 사용하게 할 수 있었으며 표현의 욕구는 염원이나 기원과 같은 뜻으로 의미될 수가 있었다. 슈베동굴벽화는 그런 의지를 자연스럽게 반영시켜준다. 프랑스의 아르데슈현에 있는 슈베동굴벽화는 인류가 발견한 가장 오래된 고 그림이다. 이 그림은 지금으로부터 약 3만 2천년 전의 석기시대 인류가 그려놓은 벽화다. 동굴의 벽면 위에 그림을 그린 말이며 물소, 그리고 늑대 등의 그림은 신기에 가까운 역동성을 지니고 있다. 한 무리의 말 떼는 마치 지금이라도 벽을 뛰쳐나올 것 처럼 활기차 있다. 어떤 동물은 여덟개의 다리는 지니고 활기찬 주행을 하고 있는 것처럼 묘사 되기도 한다. 고 인류는 그릴 수 있는 종이가 없었고 그릴 도구들이 부..
내가 나로 존재하는 것, 내가 나로 발현되는 것은 형태의 연속성 때문이다. 형태의 연속성은 의미의 연속성과 호혜관계를 이룬다. 의미가 연속되는 것은 내가 나로 존재하는 것을 유발시키고 항구성을 지속시킨다. 나는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모래도 나의 '모양'으로 나를 추구해야 된다. 헬라스 철학에 따르면 형태는 형상으로 의미는 질료로 볼 수 있다. 플라톤은 진리, 즉 아르케가 형상에 있다고 보았으나 아리스토텔레스는 아르케란 질료에 있다고 보았다. 형태와 의미는 서로를 수반한다. 그렇지만 진리란 어느 한 곳에 존재하지 않는다. 기능(dike)을 의미로 볼 때, 시카고의 오디토리엄 빌딩을 건축했던 건축가 루이스설리번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것으로 형상의 중요성에 방점을 두었다. 기능 중심주의 시대에 들어서는..
사이버시대의 러프하게 초안을 쓴다. 조지오웰의 소설 는 진화하고 있다. 오웰의 는 단순히 이념비판을 위한 책이 아니다. 오웰은 가 공산주의를 비판하는 책이 아니라고 말했다. (평론가들은 전작 이 공산체제를 비판하는 알레고리로 가득차 있으므로 후작도 연장선에 있다고 추론했던 듯) 는 두 가지 측면으로 구분시킬 수 있다. 첫째는 이념적 측면으로서 공산주의를 비판하는 보편적인 견해다. 둘째는 기술적 측면으로서 기술만능 시대를 비판하는 견해다. 첫째와 둘째는 공히 인간이라는 주체가 대상으로 비하되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먼저 오웰의 가 기술적 측면을 비판했던 것을 또 다시 비판했던 사례가 있는데 바로 1984년의 백남준이다. 백남준은 1984년도에 기술만능시대를 비판했던 오웰을 위시로 해서, '굿모닝 미스터 ..
사이버 세계의 유사와 상사 모든 것은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양성성이다. 두 번째는 중성성이다. 세 번째는 음성성이다. 첫 번째와 세 번째는 이항의 대립을 이룬다. 그 가운데 중성의 세계는 첫 번째도 세 번째도 아닌 둘 다를 나타낸다. 근대의 시대는 양성과 음성이 대립되던 시대로서, 존재에 대한 입장의 표명을 두 가지 가운데 하나로서 규착되도록 촉구시켰다. 따라서 모든 시대에 걸쳐 그와 같은 입장은 갈등을 일으켰고 전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정의는 두 세계 가운데 어딘가로 속해있어야 했으며, 각자의 진영은 서로의 독사(doxa)가 진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시대에 들어서는 중간의 시대가 보다 중요해졌다. 중간은 첫 번째도 될 수 있고 세 번째고 될 수 있는 것으로서 가능성을 나타냈다...
진짜와 가짜 메시지 회사의 해직기자인 조 선배가 마라톤을 했다. 101km를 뛰었다고 한다. 나는 대뜸 “그렇게 뛰었다면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요?”하고 물었다. 그러자 조 선배는 내 말에 쓴 웃음을 지으면서, “100킬로미터를 뛰는데 재미가 있겠니?”하고 핀잔을 준다. 그 말에 나는, “그래도 뭔가 도파민의 분비와 같은 쾌가 있어서 뛰는 것 아닌가요?”하고 되물었다. 조 선배는 말했다. “아니, 내가 그 먼 거리를 마라톤으로 완주했던 이유는 ‘YTN 사장’ 때문이야. 내가 단순히 ‘YTN 사장은 물러나시오.’하고 외치는 것과 백여 킬로미터를 넘게 뛰고 ‘물러나시오.’라고 외치는 것 가운데 어떤 발언 쪽이 더 무게가 있을까?” 중국의 다큐멘터리를 봤다. 제목은 라는 것으로서 번역하자면 ‘상류기술과 ..
의 테크놀로지- '싸이'와 '빅브라더' 가수 싸이가 열풍이다. 한국의 작은 거인이 세계무대 위로 성큼 올라선 느낌이다. 세계 도처는 싸이의 말 춤을 흉내 내거나 알아들을 수 없는 한국가사를 스스럼없이 따라 부르기도 한다. 조그만 땅에서, 한국 가수가 전 세계 문화지평을 호령하는 것 같아,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으로서 가슴 벅찬 느낌을 지울 수 없다.싸이의 인기가 고공행진을 하다 보니, 그 열풍을 진단하려는 움직임 역시 적지 않다. 문화예술계 전문가들은 물론, 퇴근 후 맥주 한 잔 걸치는 직장인들의 안줏거리 코멘터리까지. 세계인들이 보내는 그에 관한 팬텀현상은 해석에 관한 흥미로도 우리에게 재밋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소위 ‘싸이 열풍’에 관한 일반적인 진단으로서는, 첫째가 중독성 강한 리드미컬의 오디오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