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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researchs/Design aesthetics

보편지각의 원형을 찾아서

스티붕이 2014. 2. 15. 13:42


보편지각과 개별지각

- 보편지각의 '원형(prototype)'을 찾아서


이런 가정을 해 보자. 인류는 화살표라는 기호를 모른다. 그런 인류가, 화살표라는 기호를 처음 마주하게 되었을 때. 그들은 화살표가 방향을 지시하는 기호라는 것을 알 수 있었을까? 혹은 삼각형과 닮은 화살촉의 모양이, 무엇을 베거나 찌를 때 보다 효과적인 모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을까? 인류 최초의 문명지대가 서로 만날 수 없을 만큼 멀리 떨어져 있었다하더라도, 그들은 손가락을 이용해 방향을 지시하거나, 예리한 삼각형을 만들어 화살촉이나 칼의 모양으로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서로 다른 문명은, 별을 보고 점을 치거나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 등을 공통적으로 사유했을 것이다.

 

일정한 공동체가 유지되는 인류에게는, '보편지각(common perception)'이라는 것이 주어진다. 그것은 선험적인 감각과 유사한 체계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칼에 찔려 넘어져 있다면, 우리는 눈을 찡그리며 아픈 감각을 전달받는다. 두뇌 속에 있는 거울 뉴런(mirror neuron)의 활성화 때문이다. 또한 빨갛다는 것은 뜨거움을 나타내며 상승을 지시한다. 반면 파랗다는 것은 차가움을 나타내며 하강을 지시한다. 빨간 것은 불이고 태양이다. 그것은 공기가 연소되는 산화작용을 통해 공중으로 날아가게 되는 것을 외시하고 있다. 파란 것은 물이고 바다다. 그것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지는 위치에너지 변화를 통해 바닥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을 외시하고 있다. 그와 같은 인류의 보편지각은, 인간의 동일한 두뇌법칙 그리고 동일한 자연법칙을 기반으로 하는 '공감능력(empathic ability)'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한 공감의 능력은, 시공간의 차별성을 벗어나 일정한 공동체를 유지하는 인류에게는 공통의 인지체계로서 작용을 하고 있다.

 

따라서 서로 다른 거리에 있는 문명이라고 할지라도, 혹은 서로 다른 문화권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라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보편지각의 체계는 유사한 인지체계아래 놓여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우리는 해골이 죽음을 상징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손가락 끝이 지시 대상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또한 어둠은 눈에 보이지 않음으로 인하여 불길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고 믿고 있으며, 밝음은 대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인하여 진리를 표방한다고 믿고 있다. 그러한 공통의 감각은 원형으로서의 알레고리(Allegory)도 형성하여, 죽음을 우유하는 새까만 저승사자나 평화를 우유하는 새하얀 비둘기 등으로 상징작용을 하기도 한다. 나아가 그러한 상징작용(symbolic interaction), 개별적인 것 사이의 문화다툼을(예를 들어 콜라의 상징은 새빨간 코카콜라, 패스트푸드의 상징은 맥도날드 등으로 '해석학적 순환'의 체계를 이룸.) 통하여 보편적인 상징체계를 이루어가기도 한다.

 

인류에게는 보편지각이 있다. 그러한 보편지각은 선험적인(a priori) 것과 후험적인(a posteriori) 것으로 나누어진다. 선험적인 것은 자연적 선험(natural a priori)과 인간적 선험(humane a priori)으로 구분되며, 후험적인 것은 보편 후험적인(common a posteriori) 것과 개별 후험적인(individual a posteriori) 것으로 구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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