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엔 꽃이 피고 너머엔 꿈이 있다

canonical-uncanonical-extracanonical sky 본문

Visual researchs/1984 video clips

canonical-uncanonical-extracanonical sky

스티붕이 2011. 11. 14. 21:07

 

Artist note
변하고 있다. 변하지 않고 있다. 변하면서도 변하지 않고 있다. 어제 하늘은 저기 떠 있고, 오늘 하늘은 여기 떠 있다. 내일 하늘은 어디 쯤 떠 있을 것인가? 그러면서도 변하지 않을 것이란 귀납적 사고가, 머리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구름, 그렇다. 태양, 그렇다. 매양 같을 것이란 그들은, 조금 전이 다르고 후가 다르다. 하늘을 잊은 오늘날 사람은, 그들을 멀리한다. 있었던 것이다. 사라지지 않고 우리를 지키고 있을 것들이다. 무거운 자연이지만, 정말로 가벼운 존재들인 것이다. 그런지 홀로의 저항은 외롭다. 눈이 멀었다 생각을 하는가 하면, 사색을 멈춰 고개를 들지 않기도 한다. 사람에게 있어 하늘이란, 그제도, 그리고 태고적 부터도 있어왔던 것이다. 내일의 돌과 모래의 무덤은, 바다의 조개와 같은 역할로 군중에 떠 있어왔다.

그렇지만 아니다. 구름은 없었다. 태양도 없었다. 다만 멀리, 석양 틈으로 고개를 비죽이던 그들은, 우주의 창연이래도 처음만 발아해 있던 것들이다. 그들의 형상은 따라서 낯설다. 움직임 역시 새롭다. 거대한 연속으로서의 그들은, 단지 하나같이 동일한 모습을 했을 것이란 관념만 남아, 군중의 바둑판을 괴롭혔다. 사람들의 모습이 수십이라면, 그들의 모습은 족히도 수억은 되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하늘의 모체(질료)는 동일했다. 그러나 뿜는 에너지와 걸음걸음은, 언제나 새로운 활기와 형상을 각인해 냈다, 하늘로.

와중, 나는 시각의 확장을 통해 그들을 올려다 본다. 눈을 통해, '눈 너머'의 것을 바라보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행위는 피안의 것을 염탐하려는 것, 신체의 확장은, 감각의 소멸을 드러내면서도 실은 새로운 외계를 엿보기 위한 시도인 셈이다.

멀리 불빛 새가 재빠른 속도로 창공을 날면, 외로운 비행체는 느릿한 속도로 그 뒤를 고고히 좇아간다. 감각의 확대는 하늘의 부유물을 한웅큼 씩 추적해가며, 때로 단호한 디지털의 메모리 기록들을 동동이 기대해 내는가 한다.

변하고 있다, 아니 변하지 않고 있다. 초월적인 그 둘은, 양가를 내포한 채 엑스트라 캐논의 위상만큼 항해를 서두르고 있다. 이것은 천인지 매개체인 인간의 항로와 닮은 꼴로, 사람은 그 가운데 어디에 서서는, 멀어지면서도 다가갈 수 없는 정신의 무엇과 함께, 영원한 비운의 사랑싸움을 줄달음질 하고 있다.

팽팽한 긴장감이 유발되고, '이다.'와 '있다.'의 경쟁이 이항 사이에 흐른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초월자로서의 그것을 함의하고 있는 단어다. 그것은 하늘, 즉 그리고 '하늘'이다.

Work information
1984 and frame : canonical-uncanonical-extracanonical sky
composed running time 4minutes 25seconds (1minute 6seconds x 4times)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