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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어떻게 '디지털 몬스터'가 되었나?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데이터 스캔들과 '감시 자본주의'에 관한 소고 본문
페이스북은 어떻게 '디지털 몬스터'가 되었나?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데이터 스캔들과 '감시 자본주의'에 관한 소고
스티붕이 2020. 1. 16. 23:39글 요약
이 연구는 페이스북 심리검사 게임 앱(APP.) ‘ThisIsYourdigitalLife’에 나타난 어두운 음모(陰謀)인 ‘다크 플레이(Dark Play)’ 게임 속성을 살펴보기 위한 연구이다. 케임브리지대학교의 알렉산드로 코건 교수팀이 만든 ‘ThisIsYourdigitalLife’는 전 세계 페이스북 사용자 약 8,700만 명의 디지털 개인정보를 성격퀴즈 게임 방식을 활용하여 무단으로 수집한 다음,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 등에 직접 오용하여 세계적인 비난을 샀던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자들은 해당 소셜 미디어 게임 앱에 활용된 어두운 음모를 미구엘 시카트의 ‘다크 플레이’ 게임 개념과 연계해 살펴봄으로써 케임브리지대학교 알렉산드로 코건 교수팀의 페이스북 서드 파티형 소셜 게임에 은닉되었던 플레이어들 사이의 협의되지 않은 모의를 어두운 음모인 ‘다크 플레이’ 개념으로 설명하고자 했다. 또 페이스북 소셜 미디어 게임이 오용된 ‘다크 플레이’의 사례를 연장해 벨라미 포스터, 로버트 맥체스니, 쇼냐나 주보프의 감시자본주의 개념과 연계해 살펴봄으로써 디지털 주권(Digital Sovereignty) 및 정보주권 보호 등에 관한 필요성을 고찰하고자 했다.
1. 서론
1.1. 연구의 배경
미국의 암호 전문가 브루스 슈나이어(Bruce Schneier, 2015)는 “감시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모델이며 우리는 감시 자본주의(Surveillance Capitalism)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썼다. 또 월드-와이드-웹(World-Wide-Web)의 창시자로 알려진 팀 버너스리(Tim Berners-Lee, 2018)는 “지난 몇 년 간 우리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음모론이 횡행하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가짜 계정이 사회적 긴장을 부추기며, 외부 행위자들이 선거에 개입하고 범죄 집단이 소중한 개인 정보를 훔치는 것을 살펴왔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독일의 언론인 카르스텐 괴릭(Carsten Gorig, 2011)은「Gemeinsam Einsam」에서 “페이스북은 그저 수많은 광고업체가 개인 정보를 빼앗아 갈 수 있는 최상의 플랫폼”이라고 썼다.
지난 2018년 3월 17일,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산하 민간연구소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Cambridge Analytica)’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던 크리스토퍼 와일리(Christopher Wylie)은 자신의 연구소가 만든 페이스북 소셜 게임을 통해서 “수백만 개의 페이스북 개인 정보를 수확(harvesting)하기 위해 1백만 달러를 썼다”고 주장했고, 그렇게 수집된 개인정보가 악의적으로 거래되었다고 영국 주요일간지인「가디언」을 통해 폭로했다. 와일리는 케임브리지대학교의 알렉산드로 코건(Aleksandr Kogan) 교수팀이 만든 페이스북 심리검사 게임 앱인 ‘ThisIsYourDigitalLife’가 “온라인 사용자들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 그들의 데이터를 사용했다”고 고발했던 것이다.「가디언」지는 와일리의 주장을 기반으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어떻게 페이스북의 ‘좋아요’를 수익성 있는 정치도구로 전환시켰는가?”라고 질문하면서 페이스북 데이터 유출에 사용된 알고리즘이 개인의 성적, 인종적, 어린 시절의 외상과 지능 등에 관한 정보를 기반으로 한 8,700만 명에 달하는 사용자 데이터들이 지난 2016년 11월에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의 당시 공화당 측 대통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선거캠프에 악의적으로 활용되었다고 보도했다. 와일리의 폭로는 일약 ‘페이스북 데이터 스캔들’로 불리면서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각국의 주요언론과 의회는 이번 스캔들에 대해서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를 향해 공식적인 입장을 요구했고, 저커버그는 지난(2018년) 4월 11일 미국 워싱턴 의회의 청문회와 5월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청문회 등에 출석해 이른바 ‘아이엠쏘리정장’을 입고 ‘페이스북 데이터 스캔들’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연방거래위원회(FTC)는 페이스북의 데이터 스캔들 사건에 대해 50억 달러, 우리 돈 약 5조 8,950억 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해 사상 최대 규모의 민사적 벌금을 물기도 했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심리검사 소셜 게임인 ‘ThisIsYourDigitalLife’는 게임 사용자를 속인 채 특정한 의도로 모의된 ‘다크 플레이(Dark Play)’를 활용함으로써, 선량한 게임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개인정보를 미국의 한 민간기업에게 팔아넘긴 다음 그 정보가 미국의 대통령선거에 직접 활용됨으로 한 나라의 민주주의에 악의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연구는 페이스북의 서드 파티형 소셜 게임인 ‘ThisIsYourDigitalLife’에 내포된 ‘다크 플레이’의 속성에 대해 알아보고, 그와 같이 디지털화된 개인정보(personal dataficated information)의 오용을 존 벨라미 포스터(John Bellamy Foster), 로버트 맥체스니(Robert W. McChesney), 쇼샤나 주보프(Shoshana Zuboff)의 감시 자본주의(Surveillance Capitalism)와 연계해 살펴봄으로써 디지털 주권(Digital Sovereignty)에 관한 필요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1.2. 연구의 범위
이 연구를 위하여 본 연구자들은 크게 이론과 실재로 구분한 다음 아래 4가지 구분에 따라 연구의 범위를 정하기로 했다.
a. 게임이론 가운데 어두운 음모인 ‘다크 플레이’ 개념을 미구엘 시카트(Miguel Sicart)의 정의로 살펴본다.
b. 존 벨라미 포스터의 ‘감시 자본주의’ 개념과 디지털주권에 관한 오늘날의 제도적 논의를 고찰한다.
c. 페이스북 데이터 스캔들을 일으켰던 서드 파티형 소셜 게임 앱인 ‘ThisIsYourDigitalLife’의 구동방식을 알아본다.
d. 언론재단에 등재된 국내 주요언론 54개사를 대상으로 국내에서 다루어진 ‘케임브리지 데이터 스캔들’의 보도를 발생 이후(2018년 3월)부터 현재까지 양적으로 추적하여 데이터 스캔들에 관한 현안의 지속성을 반추한 다음 결론에 이르도록 할 것이다.
2. 이론적 배경
오늘날의 세계는 디지털 코드의 세계다. 굳이 페이스북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디지털 코드 기반의 데이터는 전 세계 주요플랫폼 이곳저곳에서 생산된다. 구들의 전 CEO 에릭 슈미트(Eric Schmidt)는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 타호 호수에서 개최된 테크노믹스콘퍼런스(Technomics Conference)에서 “인류 문명이 시작된 이래 2003년까지 만들어진 데이터양은 모두 5엑사바이트(1EB=10억 기가바이트)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이틀마다 그만큼씩 데이터가 추가되고 있으며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쌓아올려진 디지털 데이터는 기술적 알고리즘에 의해 신속하게 분류·처리된다. 문제는 처리 이후의 활용과정에 있는데, 에릭 슈미트(2015)는 그의 책 「새로운 디지털 시대」에서 “데이터 혁명 때문에 시민들이 가상공간에서 개인정보에 대한 통제력을 상당 부분 상실할 것이고 그것이 현실세계에서 중대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술 자체는 중립적이지만 그것을 다루는 인간이 중립적일 수 없다는 우려 때문인데, 페이스북 데이터 스캔들 사건은 코드의 알고리즘, 빅 데이터와 데이터 마이닝 등 이른바 ICT 기술 자체의 문제가 아닌 그것을 오용한 인간의 잘못된 결정이 현실세계의 부조리한 결과로 이어지게 만든 점이 문제를 일으켰던 것이다.
이번 장에서는 디지털 기술의 오용을 정의하는 개념과 디지털 주권을 구축하려는 오늘날의 현안을 이론적으로 살펴보고, 게임이론 가운데 숨겨진 음모가 되는 다크 플레이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페이스북 데이터 스캔들의 이론적 배경이 되는 지점을 살펴보도록 할 것이다.
먼저 페이스북의 오프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인 그래프(Graph)를 활용해 만든 심리검사 게임 앱(APP.)인 ‘ThisIsYourDigitalLife’에 어두운 다크 플레이의 이론적 배경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2.1. 다크 플레이
코펜하겐대학교의 미구엘 시카트(2014)는「Play Matters」에서 “게임은 언제나 파괴의 위기에 놓여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와 플레이어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썼다. 그러면서 그는 “게임에서의 다크 플레이란 잠재적인 위험과 상쾌한 결과를 가진 게임의 한 가지 방법”이라고 언급하며 ‘다크 플레이’와 ‘다크 플레이풀니스(dark playfulness)’를 구분해 사용했다. 그는 뉴욕대학교의 리차트 슈키너(Richard Schechner)를 인용하면서 “다크 플레이는 순서를 뒤엎고 프레임을 녹일 수 있지만 그 끝은 반전이 아닌 분열과 속임수”라고 언급했다.
시카트에 따르면 게임에서의 다크 플레이란, 플레이어와 플레이어의 관계에서 허용될 경우 장난기 있는 접근 방식으로 게임의 맥락과 관습을 깨는데 활용되어 다크 플레이풀니스(Dark Playfulness)가 되지만, 어느 한 쪽이 동의하지 않는 다크 플레이는 커다란 위험을 가지게 된다고 주장했다[Table 1].
[Table 1] 게임에서의 Dark Play와 Dark Playfulness
게임 속성 |
플레이어 간 사전 협의 |
분류 |
Dark Play |
협의 됨 = 공모(共謀) |
Dark Playfulness |
Dark Play협의되지 않음 = 음모(陰謀) |
Dark Play |
예를 들어 러시안 룰렛 게임(russian roulette game)에 동의한 플레이어와 동의하지 않은 플레이어는 놓여있는 관점·기반 자체가 달라진다. 러시안 룰렛 게임에 동의하지 않은 플레이어에게는 다크 플레이풀니스가 발생할 수 없다. 더욱이 그것이 게임인지도 모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게임 자체가 하나의 비극이고 범죄현장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게임에서의 다크 플레이는, 플레이어들 상호간의 동의에 따른 상관관계가 무척 중요한 요소를 가지게 된다. 만약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속이기 위해 모의(謀議)한 게임이라면, 그 게임은 다크 플레이풀니스가 될 수 없는 악의적인 다크 플레이의 범죄도구로 전락될 수도 있다.
이처럼 플레이어 상호간의 동의 없이 이루어지는 음울한 모의인 다크 플레이는 페이스북 데이터 스캔들에서 고스란히 연출되었다. 최근 페이스북 데이터 스캔들을 조사하는 미국연방거래위원회(FTC)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계정 이용자들을 속여 더 많은 개인정보를 공유하도록 압박한 혐의”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워싱턴 DC 검찰총장인 칼 러신은 “페이스북이 가입자를 속였다”고 일갈하며 “이런 사고를 알면서도 2년 동안 공개하지 않아 또한 사용자들을 속였다”고 거듭 비판했다.
다음에서는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인터넷 플랫폼들이 수집하는 디지털 개인정보들의 상거래를, 어떤 개념으로 정의할 수 있는지 존 벨라미 포스터와 쇼샤나 주보프의 ‘감시 자본주의’로 살펴본 다음 페이스북 소셜게임앱의 다크 플레이에 관한 논의를 이어가도록 하겠다.
2.2. 감시 자본주의
오리건대학교의 존 벨라미 포스터(John Bellamy Foster)와 일리노이대학교의 로버트 맥체스니(Robert McChesney)는 “감시를 통해 획득한 데이터를 수익으로 창출하는 자본주의”를 ‘감시 자본주의’라고 정의했다.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쇼샤나 주보프(Shoshana Zuboff)는 포스터와 맥체스니의 정의를 인용하면서, “감시 자본주란 디지털의 막강한 힘과 30년 동안 상업을 장악했던 금융 자본주의의 급진적인 무관심, 본질적인 나르시시즘 등이 앵글 경제에서 디지털 힘과 결합되어 나타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검색엔진으로 알려진 구글은, 지난 20년 동안 사용자들의 디지털 개인정보를 토대로 약 7백 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발생시켰고, 그 대부분은 타켓 광고로 알려진 사용자들의 광고정보 활동으로부터 창출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페이스북이 가지고 있는 사용자들의 디지털 개인정보는 그 가치가 약 4,75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돈을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560조 원에 달한다. 이처럼 디지털 고객정보가 돈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에 대해 팀 버너스리(2018)는, “구글은 전 세계 온라인 검색의 약 87%를 차지하고 있고 페이스북은 매월 22억 명이 넘는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두 회사는 전 세계 디지털 광고 지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들은 사회적 이익의 극대화보다는 자신들의 이익 창출에 극대화되어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미셸 푸코(Michel Foucault)는 1975년 「감시와 처벌」에서 “우리는 깊고 단단한 규율사회의 패러다임으로 구성된다”고 썼다. 마틀라르(Mattelart)에 따르면 “규율사회는 암묵적인 동의에 의해 개인 신체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오늘날의 암묵적 동의는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공간에 자신만의 영토를 순행하듯 확장시켰다가, 일련의 감시-자본화된 글로벌 인터넷 플랫폼들의 ‘다크 플레이’에 의해 잠재적 희생자로 전락된 다음, 현실 세계의 신체에 축소됨으로 역행했다. 그리고 가상의 공간은 디지털 개인정보로 데이터화 되어 기업집단들과의 판매상품으로 전시되기에 이르렀다. 뉴욕 타임스의 브래드 스톤(Brad Stone)은 이와 같은 상품화에 대해 “사기꾼들은 현재 소셜 미디어에 있다”고 언급하면서 “수백만 명의 잠재적 희생자들이 지금도 소셜 미디어에 머물러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글로벌 인터넷 플랫폼들은 지금도 사용자들의 인터넷 활동 기록을 자신의 서버에 수집하듯 저장한 다음 전에 없던 개인정보 판매활동을 하고 있어 사용자 데이터 운용에 대한 신뢰성에 깊은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다 급기야 선거라는 한 나라의 민주적인 제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제까지 일으킴으로써 온라인 디지털 주권(Digital Sovereignty)에 관한 논쟁을 촉발시키기에 이르렀다.
다음 장에서는 이처럼 오늘날 글로벌 인터넷 플랫폼들의 이익이 사용자들의 권익보다 우선시 되는 감시 자본주의의 오용 시대에 이르러, 디지털 주권에 관한 제도적 필요성을 언급함으로써 그 중요성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2.3. 디지털 주권의 제도적 필요
미국의 전 연방통신위원회 위원장 톰 윌러(Tom Wheeler)는 온라인 사용자들의 사생활 보호에 대해 “인터넷 기반의 신세계가 구세계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세계가 시민과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 법적, 제도적 노력을 기울여 온 것만큼 이제는 신세계도 기술적 선망에서 벗어나 법적, 제도적 프레임워크를 구축해 가야한다는 의미다.
하버드 대학교 로렌스 레시그(Lawrence Lessig)는 “코드는 법이며 코드의 아키텍처는 민주주의 국가의 법률만큼 중요해지고 있으므로 반드시 시민의 통제 하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유럽에서는 GDPR이라고 불리는 일반 개인 정보보호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이 시행되어 새로운 기술 미디어 환경에서의 배타적 정보주권을 강화하는 입법이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GDPR과 같이 법률 프레임워크는 전 세계 디지털 사용자들의 필요성에 의해 보다 확장될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일련의 학자들(Grüne-Yanoff & Hertwig)은 디지털 개인정보 강화를 통한 규제가 “시민 스스로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로 촉발된 페이스북 데이터 스캔들 사건은 현대 들어 데이터의 역할이 변화하면서 나타나는 한 가지 증상으로 볼 수 있다. 일련의 학자들(D. Fase l & A. Meier)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는 5V라고 일컬어지는 기술 트렌드 가운데 마지막 두 개의 V인 Value와 Veracity가 개인의 디지털화(datafication)된 정보를 필요함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았다.[Table 2]
[Table 2] Faser와 Meyer의 5V 키워드
Volume |
Variety |
Velocity |
Value |
Veracity |
처음 세 가지는 데이터 구조가 서로 다른 여러 가지 소스에서 나온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기술이지만, 마지막 두 가지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AI 알고리즘의 기술적 접근 및 연산 등을 위해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과 같은 인터넷 기술기반의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유리한 부분이자 막대한 매출이 발생하는 지점으로 알려져 있다. 스투가르트대학교의 라르스 린스도르프(Lars Rinsdorf, 2018)에 따르면 이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들의 디지털 개인정보의 이용은 “국가와 국민의 주권에 위협”으로 작용한다.
페이스북 소셜 게임 앱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ThisIsYourDigitalLife’는 사용자(인간)를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다. 그 게임은 프로파일링에 기반 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지금까지 약 8,700만여 명에 이르는 사용자 정보를 미국의 선거전문기업 SCL Election에 팔아넘겼다는 의혹을 샀다. 이에 대해 프랑스소재 디지털주권연구소(General of the Institute of Digital Sovereignty)의 버나드 벤하무(Bernard Benhamou) 사무총장은 “디지털 주권(Digital Sovereignty)을 위해서는 개인정보 보호 적용 설계(Privacy by Design)’와 ‘개인정보 보호 적용 설정(Privacy by Default)’이 반드시 적용 되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사용자들은 자신의 개인 정보가 사용되는 방식뿐만 아니라 그 방법까지도 통제할 수 있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사용자들의 디지털 개인정보가 글로벌 인터넷 플랫폼들에 의해 상거래 목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감시자본주의 시대에 들어, 제도를 통한 ‘디지털 주권’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는 전 세계적으로 농후해지는 추세다. 독일 브레맨대학교의 우베 시암크(Uwe Schimank)는 “제도란 행위자가 구체적인 활동을 하면서 맞닥뜨리는 상황을 어떻게 인지하고 판단하면서 행동할지를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암크의 견해를 활용해 본다면, 신세계인 인터넷은 구세계인 현실세계의 법률적 제도를 바탕으로 보편적인 행위자들에게 투명한 프레임 워크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페이스북 게임을 하면서도 자신들의 취향과 성향이 수집된 개인정보가 기업들 사이의 거래에 활용되고, 급기야 정치권력에 오용되는 등의 사건은 앞으로도 불신의 분위기에서 우리사회를 꾸준히 괴롭히게 될 것이다.
다음은 페이스북 소셜 게임 앱, ‘ThisIsYourDigitalLife’가 사용자 정보를 얻는 방법을 알아보겠다. 그리고 국내 주요매체에서 다뤄진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관한 기사 발행수와 키워드를 통한 관계망을 분석하여, 이 논의의 지속성에 대해 고찰해보도록 하겠다.
3. 페이스북 게임 'ThisIsYourDigitalLife'의 다크 플레이 분석
“당신은 어떤 타입인가요?” 평범해보였던 성격분석 퀴즈 앱이 전 세계를 흔들었다. 페이스북이 2014년 케임브리지 대학 알렉산드로 코건 심리학 교수에게 ‘성격분석 퀴즈’ 게임 앱을 통한 개인정보 수집을 허용한 게 발단이었다.
이른바 페이스북 데이터 스캔들의 발단은 2014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미국 공화당 측 기부자인 로버트 머셔(Robert Mercer)는, 약 1천 5백만 달러에 달하는 돈을 영국 소재 데이터 전문기관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투자한 다음, 미국 유권자들의 인격을 파악하고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도구를 약속받고 정치 고문 격인 스티븐 배넌(Stephen K. Bannon)을 영입했다. 하지만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는 미국 유권자들을 분석하기 적합한 데이터가 없었고, 케임브리지대학의 심리학과 교수인 알렉산드로 코건 교수팀에게 의뢰해 페이스북 성격분석 게임 앱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 게임이 바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ThisIsYourDigitalLife”라는 소셜 게임이다.
이 게임은 2013년 11월에 완성되어 페이스북 오픈 API인 그래프(Graph) 1.0에 의해 서드 파티형 앱으로 개발되었다. 2014년까지 게임에 정보 제공을 동의한 사용자 약 27만 명에게 일상적으로 플레이 되면서 그들의 친구 약 8,700만 명의 빅데이터를 은밀하게 수집하기 시작했다.[Fig 1] 그렇게 수집한 사용자 빅데이터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모회사인 SCL 그룹에게 넘겨졌다. 이 사실을 최초로 인지한 영국 주요일간지 가디언은 2015년 12월 케임브리지대학교 코건 교수 측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이의 데이터 유출 및 연계 의혹을 보도하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사용자 데이터 유출 의혹을 인지하게 된 페이스북은 다음 해(2016년) 8월 코건 교수 측에 데이터 파괴를 요청했다. 하지만 그해 데이터가 삭제되지 않았고, 미국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후보로 나왔던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 캠프 측에 활용되었다는 또 다른 의혹이 불거졌다. 2016년 11월,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으며 그로부터 약 1년 반이 지난 2018년 3월 17일, 전직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직원이었던 크리스토퍼 와일리는 페이스북의 데이터 유출을 가디언과 뉴욕타임즈 등에 폭로했다. 코건 교수팀이 만든 ‘성격분석 퀴즈’ 게임 앱은 비단 영국과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8만 7천여 개도 오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페이스북 데이터 스캔들로 인한 디지털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전 세계적임을 확인시켰다.[Fig 2]
본 연구자들은 국내 보도 추이와 동향 등을 분석해 보기 위해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빅데이터 분석시스템(Bigkinds)에 의뢰해 국내 중앙언론사 54곳을 대상으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연관 기사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크리스토퍼 와일의 폭로 이후 지난 1년 간(2018년 3월~2019년 5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를 인용구로 삼는 기사 수는 모두 1,327개로 조사되었고 그 추이는 [Fig 3.]과 같이 페이스북 이슈에 따라 현재까지 사라지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페이스북 데이터 스캔들 현안이 지금까지 계속해서 다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결과다.
또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와 연관된 관계도 분석에 따르면 [Fig 4.]와 같이 가장 많은 키워드로 저크버그(CEO)와 미국대선이 도출되었고, 관련 인물로는 트럼프 대통령과 게임을 개발한 알렉산드로 코건 교수가 가장 많은 인물로 도출되어 페이스북 사용자 정보가 미국 대통령 선거와 개연성이 있음을 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프(Graph) 오픈 API를 응용해 만든 페이스북 소셜 게임 ‘ThisIsYourDigitalLife’와 같은 서드 파티 형 페이스북 프로그램 앱의 수는 2017년 8월 기준 약 25,00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 연구를 진행했던 벨기에 루벤대학 코식연구소(COSIC Research Group)의 허큘리스(Iraklis Symeonidis) 등에 따르면, 그와 같은 앱들은 “여전히 사용자들의 개인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고 친구들의 동의 없이 그들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그 사안의 심각성을 종결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알려져 있어 사회적인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에 놓였다.
4. 결론
이 연구는 페이스북 심리검사 게임 앱(APP.)인 ‘ThisIsYourDigitalLife’에 나타난 어두운 음모(陰謀)인 다크 플레이 속성을 살펴보기 위한 연구다. 케임브리지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인 코건 교수팀이 만든 페이스북 게임 앱은 리드-젠(Lead-Gen)이라고 불리는 악의적인 마케팅 기법을 활용하여 전 세계 페이스북 사용자 약 8,700만 명의 디지털 개인정보를 미국의 한 기업에 팔아넘김으로써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오용되었던 바 있다. 코건 교수팀이 만든 ‘ThisIsYourDigitalLife’는 소셜 미디어 사용자들의 인식과 감정을 데이터화(datafication) 해서, 그들의 행동에 역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모의된 이른바 ‘다크 플레이’ 게임이다. 시카트는 게임에서의 다크 플레이란 플레이하기 좋은 방식을 드러내는 것이지만 게임 문맥과 규칙을 위반(break the conventions)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본 연구자들은 소셜 미디어 게임 앱에 활용된 어두운 모의를 미구엘 시카트의 다크 플레이 개념과 접목시켜 살펴보았고,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인터넷 플래폼들이 수집하는 데이터화(datafication) 된 개인정보들이 기업들 사이의 상거래로 활용되고 있다는 최근 논의를 존 벨라미 포스터와 로버트 맥체스니의 감시 자본주의 개념으로 연계해 살펴봄으로써 디지털 주권(Digital Sovereignty)의 필요성을 이론적으로 고찰해 볼 수 있었다. 또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로 촉발된 데이터 스캔들 현안이 발생한 직후인 2018년 3월부터 현재까지 사라지지 않고 반추되고 있음을 언론진행재단의 빅 카인즈(Bigkinds) 시스템을 통해 모두 54개 언론사의 기사를 기반으로 확인한 다음, 키워드를 통한 관계어 분석을 시도하여 확인하였다. 그 결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데이터 스캔들이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활용되었다는 지형망을 양적으로 도출해 시각화 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본 연구가 단지 페이스북 심리검사 게임 ‘ThisIsYourDigitalLife’ 앱 하나에만 국한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그래프(Graph) API를 응용해 만든 페이스북 소셜 게임 앱의 수는 2017년 8월 기준 약 25,00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보다 폭넓고 다양한 연구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본 연구자들은 후속 연구에서 보다 객관적인 입증을 위해 폭넓은 사례를 취합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최근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국가에서도 새로운 기술 미디어의 환경변화에 따라 배타적 정보주권 강화 및 개인정보의 자기 주권화(Self-Sovereign Identity)에 대한 논의가 나오는 바, 이러한 담론이 우리 사회에도 확산되기를 바라며 본 연구를 마치고자 한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properties of ‘Dark Play’, a dark conspiracy that is presented in a personality-quiz app ‘ThisIsYourDigitaLlife’. Created by a team of Cambridge University psychologist Aleksandr Kogan, this alleged personality testing app is used to illegally harvest around 87 million Facebook users' personal data. The harvested data is wrongly used for 2016 Presidential Election, bringing worldwide criticism on the team. Based on this, this paper attempts to explain the unconsented play that was hidden under Aleksandr Kogan’s ‘ThisIsYourDigitalLlife’ in terms of Miguel Sicart’s Dark Play concept by examining the hidden conspiracy used in the Facebook game app. In addition, regarding problems of global Internet platforms such as Facebook‘s personal data commerce business that has gone through Datafication, this paper tries to examine in relation to Surveillance Capitalism of Bellamy Foster, Robert McChesney, Shoshana Zuboff and finally mentions the institutional needs for Digital Sovereign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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