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엔 꽃이 피고 너머엔 꿈이 있다
[2010: Fetish] Coffee, imaginary niche 본문
Exhibition Info (group)
'coffee, imaginary niche' (2m x 1.5m, mixed media installation) / Subject : Fetish / Gallery Media + Space, Seoul, Korea / 20100520 ~ 20100530 / 10 selected artists will be presenting their own secret fetish
Artist note
비 오고 있다. 전시 시작 됐다. 사람 없다. 시끄럽게 돌아가는 냉각 장치 소리 뿐, 버튼 누르면 소음은 가는 곳 몰라 허공에 스며든다. 오래 된, 묵혔던 커피 향이, 그러나 엄밀히 말해 여느 커피 가게의 제 찌꺼기 냄새가, 전시장에 가득하다. 발걸음 먼저 그곳 향했다. 6년간, 입사 후 직장인으로서의 내가 세월과 일치했다. 모았던 것, 그것이 던져줬던 시간 흔적이며 표상 되는 영수증, 또 사색들이다.
건물 나섰다. 비는 여전했다. 좀 이상한 비다. 우산 쓸 것도 없다. 천 백 원 짜리 커피를 들어올린다. 허공이다. 냉각 팬 소리가 스멀스멀했던 암막의 그것과는 달랐지만, 밖은 속 보다 큰 허공이 눈앞으로 떠 있는 것이다. 커피 수증기가 타 오른다, 입자 하나하나 믿을 수 없을만큼. 그들은 한 톨씩 공기 중에 정신없이 비상하고 있었다. 의심했다. 본 적 생각했던 적도 없던 광경이다. 카메라 있었다면 갈무리해야겠다, 생각하고 한 켠 다짐을 시켜둔다.
시동을 켰다. 조용했던 차제 소리가 또 다른 위상으로 고요했던 소음을 상쇄했다. 어디를 향할까? 전시는 시작됐지만, 갈 곳 없다. 생각하면 지음인, 또는 방랑객, 하릴없이 떠다니는 노마디스트 쯤 생각났지만 소용없을 것 같단 생각에 몸체는 저를 굴려 구릉 밑을 천천히 굴러갔다.
비는 여전했다. 규정하기 힘들지만, 안개와 적당히 섞인, 중간 격쯤 되는 물방울이 세상으로 지천이다. 사람은 우산을 쓰고 희뿌연 연기를 걱정 없이 관통했다. 새는, 맨 몸을 편 채 허공에 날개 짓 했다. 사라졌다.
Keywords
Stephen Hawking's Imaginary time, a niche definition, fetish stuff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