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엔 꽃이 피고 너머엔 꿈이 있다
달의 편린 본문
어느 날 나는, 이 모든 것이 환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은 평범한 사물, 공간 대부분을 흩뜨려 놓았다. 사고하고 경험했던 기억들은, 더 이상 진짜가 아니었다. 가짜였다. 연막이었다. 지독한 매연이었다.
이불을 박차자 나는 유령과 같았다. 적막한 고요, 인격이 관계되지 않을 때는, 대자 스스로 존재해 있지 않았다. 나는 백년 이상을 살아온 민물조개와 다를 바 없었다. 자연 일부로 부유해, 소찬이 숨 쉬는 유기물질뿐이었다.
문을 열었다. 소음이 들렸다. 관계가 이어지고 떨어졌다. 이불 속 기억이 돋아났다. 모든 것은 환상이다, 의심 없는 확신이 몸을 감쌌다. 자신 존재는, 타자와의 교감으로만 느끼고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비교하고 흥분한다. 큰 무리 대중은, 비판 없는 매연 속에 빨려갔다. 나타나다 흩어졌다. 연기가 됐다. 숨 막힐 것 같은 어느 순간, 나는 눈을 감고 혼자만의 방으로 되돌아왔다.
다음 날 나는, 모든 것이 실은 하루, 단 한 시간의 응축된 환상 편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불을 걷고 창문을 열었다. 해가 졌다. 달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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