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사라짐

Preface

이 프로젝트는 <존재의 사라짐>이다.

프로젝트는 총 열두 권의 책, 그리고 작품으로 구성 될 예정이다. 각 절은 특정한 사건에 대한 소고, 고찰 등을 담는다. 해당 사건은 작가의 전인적 참여를 전제로 하며, ‘존재의 사라짐’ 원칙을 통해 해당 건에 집중적으로 개입토록 한다.

프로젝트의 표현 형태는 작가가 기록하는 이미지와 텍스트에 기반을 둔다. 이들은 작가의 인식표현에 대한 ‘직관적’ 해석이 되는 것이며, 영상과 문자 등의 효과적 혼용을 통한 표현방식이 되어 줄 것이다. 이미지는 그것이 가지는 비언어적(nonverbal) 표현의 감성적 한계를 극복시키기 위해 텍스트를 활용할 것이며, 텍스트는 그것이 가지는 언어적(verbal) 표현의 이성적 한계를 극복시키기 위해 이미지를 활용할 것이다. 이는 이미지 텍스트 간의 ‘공명’에 따른 것으로, 작가의 인식표현에 대한 훌륭한 배합, 버물림 등이 되어줄 요소들이다.

프로젝트는 삼단 십이 절로 구성되어 있다. 각 절은 총 네 파트로 구분되는데, 사계절을 기본으로 해 각 단을 세 번, 총 열두 절로 구획해 대상으로의 표현을 진행시키도록 한다. 첫 절은 겨울부터 시작을 한다. 이는 봄의 생명이 움트기 전, 인식주체나 대상 등의 상관관계가 세계 내 명확해 지기 전으로, 존재들의 틈과 결, 사색 등의 시점에 개별자 각이 열악한 환경에서 태동했음을 전제에 두고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각 절은 계절의 상징을 내포하고 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순환의 원리에 기인을 두고 있는 것으로 원형의 꼴을 그려내게 된다. 원은 점의 멈춤, 또는 종결 등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계절의 반복과 같은 순환을 나타내게 되는 것이다. 프로젝트 끝이 되는 가을의 십이 절은, 결국 첫 절인 겨울로의 이행을 촉구하며, 사계의 순환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묘사하게 되는 것이다.

프로젝트는 존재의 인식표현에 대한 지경을 넓히는 것에 목적이 있다. ‘세계-내-인간’으로서의 존현은, 인식주체와 대상 간 직접적이며 간접적 관계로 상호 보완 돼 있다. 이는 정합적 관계도 부정합 관계도 아닌 다소 상이한 시선으로 서로에 아울려져 있는 것이다. 엇갈린 시선은 권력의 상관관계를 만들어, 양항 눈높이에 독특한 직관의 상상력을 발생시킬 수 있는 폭을 넓혀준다. 늘어난 지경의 찢어짐 만큼이나, 에너지는 분출하게 되는 것이다. ‘시’는 이 부위서 발생한다.

시의 ‘미메시스’는 침착한 표정으로 세계 내 드러날 것이다. 프로젝트는, 관찰자로서의 타자가 인식대상으로서의 작가가 그렸던 뼈 흔적, 땅에 묻힌 이카로스의 날개를 돌출시키는 의분으로 충족해, 또 다른 대상으로의 타자가 또 다른 타자들에 전달시켜내는 것으로 가치의 중점을 두게 된다. 이후의 관찰자들은 이전 관찰자가 찾았던 밀랍의 봉인을 뜯고, 불확정한 공리적 날개를 부착해 전보다 단단한 뼈를 구축시켜 태양으로 떠나보낼 준비를 하게 될 것이다.

이 프로젝트 <존재의 사라짐>은, 작가와 대상 간 사이 공간이 무뎌질 때 발현될 수 있다. 주체와 대상 사이에 놓인 흰색 경계의 끈은, 출발 총성 아래서 조용히 제 몸을 웅크리고 있다. 일약 출발 총성이 사위에 울리면, 끈적끈적한 육신의 땀내는 그 소음과 함께 사방을 두드려 내고 말 것이다.

전력 질주는 존재를 사라지게 만든다. 육신은 껍질을 벗고, 분노 발현과 함께 주체-대상 사이의 유기질을 분해시킨다. 인식대상이 주체가 되고 인식주체가 대상이 될 때, 결승지점은 눈앞에 도래해 있을 것이다.

끝은 또 다른 ‘원’으로서의 시작이다. 돌을 버린 시지프의 하행과 닮은 길이다. <존재의 사라짐>은 한소끔 신명, 그렇게 번연한 여정이 되는 프로젝트다.

구분	계절	주제	각주
1절	겨울	낯섦	광기의 반란
2절	겨울	비상	사이공간과 매개
3절	겨울	긴장	존재의 사색
4절	봄	광장	밀실부정
5절	봄	밀실	광장부정
6절	봄	경계	경계부정
7절	여름	잉여	숙성과 진보
8절	여름	염탐	욕망과 수행성
9절	여름	집중	존재의 사라짐
10절	가을	목자	완전한 불완전
11절	가을	사랑	이기의 소멸
12절	가을	자유	자기부정과 다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