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s/Fugitive essays

누군가에게 피하고 싶은 사람

스티붕이 2011. 2. 12. 15:14


  불행하게도 당신은 그런 사람이다.

  당신은 모르고 있다. 그들이 당신을 피하는 이유를. 그들의 머릿속은 오로지 당신만을 회피하려는 생각뿐이다. 마주하고 싶지 않고, 대화를 나누려 하지도 않는다.

  오해다. 그들이 당신을 먼저 공격했던 것은 아니다. 당신의 비난, 힐책 그리고 푸성귀 같은 생명력의 뒷담화가 부담스러워 웠을 뿐이다. 피해라면 그들이 피해자다. 외면하고 싶던 것은 당신의 심술보, 콧잔등 위의 비웃음 등을 통해서였다. 그러니 피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싸우고 싶지 않다는 방어기재며 표식일 뿐인 것이다.

  당신은 문을 열고 들어선다. 그들의 심장은 잠시 동안 멎는다. 사위의 소리는 줄어들고, 냉장고 팬과 같은 미명이 사방을 메우게 된다. 자리에 앉은 당신은 애써 무던한 척, 그들의 시선을 느끼려 하지 않고 있다.

  이 분위기는 미라다. 삶으로 이긴 자가 없었고 또 죽은 자도 없었다. 죽어 있지만 살아 있는 것이었고 또 그 반대였다. 무던했던 당신들의 분위기는, 생사의 가로에 서서는, 어색한 공기만 생산해 내고 있는 것과 같았다. 규정할 수 없는 그 생명력은 끈질긴데, 그것은 영구하는 미라의 표피마냥 메스꺼운 색깔, 합죽 된 주름 등으로 영생을 구가 한다 자랑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당신과 그들의 세계는, 정신이 없다. 거죽의 쾌만 살아, 살을 파고들어 있는 것이다. 영혼과 사색의 공간, 혼자만의 시간 등은 육신 쾌와 물질순응의 논리에 뒤쳐져 구류 돼 있다. 퀭한 눈의 당신들은, 살기어린 시선을 만들어 정면만 바라보게 만들었다. 냉엄한 위엄, 무반응의 연속은 사방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먼저 된 당신의 증오, 비난은 그들을 생성시켰고 영혼을 빚어냈다. 파생된 당신의 복제는 그들이다. 그들은 당신의 또 다른 신체며 거죽의 마네킹이었다. 하지만 당신은 인정하지 않는다. 나와 다른 그들은 나로 인함이 아니며 내 존재의 티끌을 통해서도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부활했다, 당신의 극도의 이기, 비난, 당신의 마음으로부터 거듭 나 있는 존재들이었던 것이다.

  멀리 우주. 어느 행성, 당신의 이기적 쾌는 마네킹을 만들었다. 생산된 그것은 시공을 넘나들어 이곳 어딘가로 날아와 바다를 채웠다. 당신이 선 곳은 암막으로 가로막힌 새까만 밤바다. 바다는 당신 주변을 전후좌우 불안하게 흔들고 있다. 불행하다, 고립돼 있다. 내면의 친구는 마음 아래 침잠해 버렸다. 당신의 적이라고 생각했던 그들이, 실은 당신의 또 다른 신체였다는 사실에 자신은 침울해 있는 중이다.

  인기척이 느껴졌다. 뒤돌아섰는데 아무도 없었다. 북극성이 떠 있다. 별빛 아래, 당신을 뒤흔들고 있는 것은 똑같은 표정의 마네킹뿐. 그들이 바다를 헤엄친다. 그것은 돌고래 떼와 같은 것. 홀로선 바다는 나와 내 존재, 당신은 불행하게도 그런 사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