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s/Sound of city

미르의 부패

스티붕이 2012. 7. 20. 16:48

Sound 0043/ 1984


우린 썩어야 해. 썩어 부패하지 않는다면, 우린 얼마나 끔찍한 존재가 될까? 영생을 누려 산다한들, 그 존재에, 우리는 무엇을 바라고 기대할 수 있을까? 이 땅을 위해서라도, 또 존재의 후손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욕심을 버리고 썩어 가야해, 아니 준비해야해. 


무대는 끝나가고 있어. 커튼을 내리는 도르래 소리가 들려. 암막 뒤로 숨어, 이제는 부패할 준비를 해야겠지. 껍질은 땅으로 스며들고, 영혼은 공중으로 비상할거야. 영원한 기쁨을 느끼며, 손발 주름을 때내는 거지. 그러면 저기, 북극성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그가 당신에 바라는 것은, 사념 없는 별 되는 것. 태연자약 빛을 내는 것이야.


죽음은 토옥의 풍요를, 우주엔 낭만을 토핑해내지. 우리가 죽을 땐 있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누워 서로의 썩어 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해. 그렇게 부패해, 빛나는 별이 되게끔, 서로의 육신을 확인해야 돼. 당신과 나 사이, 그 속에 존재했던 모든 것들 말이야. 북극성은 기억하고 있을 거야. 버리고 가야지, 썩어 가야지.